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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fety Engineering/직업병과 물질관리

폐수처리장, 맨홀, 정화조 청소 중 질식 사고원인 황화수소 알아보기

by ONL 2020.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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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지 않는 가스의 위협

매년 끊임없이 발생하는 사고 중 하나가 바로 질식사고입니다. 질식 사고는 일반적인 사고에 비해 재해자의 사망률이 40배나 높다는 안전보건공단의 분석 결과가 있습니다. 왜 일반 재해보다 사망률이 40배나 높을까요? 아마 눈에 보이지 않는 가스의 특성 때문일 것입니다.

 

 

매일 일하는 작업장에 산소가 아닌 다른 가스들로 가득 차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그 공간의 문을 열고 문 앞에 서 있다면 과연 그 공간에 산소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까요? 처음 방문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의심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게 많은 근로자들이 질식 사고로 인해 세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산업 안전 보건 공단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의 질식 재해 중 황화수소에 의한 요인이 약 30%로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그 뒤로 산소 결핍 약 23%, 일산화탄소 흡입이 약 20%로 뒤를 잇습니다.

 

 

생각해 보면 주로 이런 사고들은 맨홀 내부, 폐수처리장, 정화조 등 청소 작업을 하는 근로자들에게 많이 발생합니다. 어느 정도 사고의 유형이 확실하다는 이야기인데요. 그래서 산업 안전 보건 기준에 관한 규칙에서도 밀폐공간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법적으로 강제성을 두었습니다.

질식사고의 원인

이번에 작성하는 내용은 폐수처리장, 맨홀, 정화조 청소 작업 등 작업 중 발생하는 질식 사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질식사고는 주로 밀폐공간에서 발생하게 되는데, 그래서 산업 안전 보건 기준에 관한 규칙 별표 18(밀폐공간)에서 법적으로 대상이 되는 밀폐공간을 정해 놓았습니다.

 

밀폐공간

여기서 청소 작업 중 발생하는 밀폐공간은 산소농도가 18% 미만 또는 23.5% 이상, 이산화탄소 농도가 1.5% 이상, 일산화탄소 농도가 30ppm 이상, 황화수소 농도가 10ppm 이상인 장소의 내부를 말합니다.

 

 

그렇다면 사고가 발생하는 현장에는 근로자가 질식할 수 있는 가스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폐수 처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가스에 의해 질식사고가 발생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다른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황화수소, 일산화탄소 등 독성가스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큰 빈도라고 하면 바로 슬러지의 부패입니다.

 

슬러지의 부패

슬러지 부패에 의해 일산화탄소, 수소, 황화수소 등 각종 가스가 발생하게 되는데요. 이중 황화수소는 황이 함유되어 있는 단백질 등 유기물이 산소가 없는 조건에서 혐기성 부패를 하는 경우 발생합니다.

 

 

질식사고는 사고가 발생할 경우 대처가 쉽지 않습니다. 작업자들은 위처럼 발생된 가스를 흡입하게 되어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고 쓰러지게 됩니다. 그때 다른 근로자 들은 이를 보고 구출하기 위해 같이 뛰어들게 되고 결국 다른 근로자까지 쓰러지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지난 10년간의 통계로 봐도 질식으로 사망한 근로자 166명 가운데 구조하러 가던 근로자가 사망한 경우도 22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작업장 주변에는 혹시라도 발생할 질식 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송기마스크 등을 비치하여 착용하고 작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습니다.

 

슬러지 부패로 인한 사고 발생 메커니즘

 

폐수 등 처리 작업 도중 질식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폐수 자체에 용해되어 있던 독성 물질들이 기화되어 흡입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수의 사고에서는 용해된 물질에 의한 사고가 아닌 폐수를 모아놓는 공간의 바닥에 쌓인 슬러지의 부패로 인해 발생됩니다.

 

 

일반적으로 슬러지를 긁어내는 작업은 매일 하지 않습니다. 몇 개월 이상 축적된 슬러지를 제거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따라서 작업장의 상황이 어떻게 되었는지 쉽게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축적된 슬러지는 부패되어 내부에서는 이미 혐기 반응이 발생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부패의 영향

슬러지가 부패한다고 해서 무슨 영향이 있을까요? 슬러지에서 부패가 일어나는 경우 산소가 없는 상태의 혐기 반응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물에 용존산소(DO)가 낮을수록 더욱 위험해지게 됩니다. 용존산소가 낮을수록 슬러지의 부패가 가장 잘 발생하게 되며, 이때 슬러지의 색깔이 흑색으로 변하게 됩니다.

 

 

혐기 반응의 결과로 이산화탄소와 황화수소 등 가스가 발생하게 되며 이 가스들이 슬러지에 부착하게 되고 부력에 의해 떠올라 수면에 슬러지 덩어리가 올라오게 됩니다. 이렇게 덩어리와 함께 올라온 황화수소는 공기 중에서 섞이게 됩니다.

 

 

그리고 작업 근로자가 호흡을 통해 들이마시게 되면 순간적으로 산소를 뇌로 보내지 못하게 되어 산소 결핍처럼 의식을 잃게 됩니다. 빠른 시간 내에 구출하지 못하면 질식으로 사망하게 되는 것입니다.

 

황화수소의 생성과정

 

그리고 폐수에서 황화수소는 다음 순서에 의해 생성됩니다. 폐수에 유기물이 유입되면 호기성 미생물에 의해 산소를 소모하여 용존산소가 줄어들게 됩니다. 다시 용존산소가 줄어듦에 따라 혐기성 미생물의 반응이 이루어지며 이때 황화수소가 발생됩니다.

 

 

황화수소는 온도가 높을수록, 용존산소 농도가 낮을수록, 정체된 공간일수록 발생량이 증가하게 되는데요. 따라서 여름철 질식사고가 발생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중 하나 때문입니다.

 

 

또한 작업을 위해 작업자가 폐수 내부로 들어가게 됩니다. 이때 작업자의 움직임에 따라 폐수를 휘젓게 되고 그 결과 거품 효과에 의해 황화수소 농도가 급격히 증가하게 됩니다.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이런 거품 효과 때문에 작업 초기에는 황화수소의 농도가 낮다가 약 7분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황화수소의 농도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실험값도 있습니다.

 

 

 

, 검은 슬러지가 올라온다는 사실은 이미 수면에는 독성의 황화수소가 존재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또한 작업자들이 이런 공간에 출입을 한다는 것은 이런 슬러지를 제거하는 등의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아직 바닥의 슬러지에는 혐기 반응으로 인해 황화수소 등 독성가스가 발생했지만 부력의 부족으로 체류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가급적이면 슬러지를 제거하는 작업은 송기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 가장 적합합니다.

 

황화수소란?

황화수소란 H2S의 화학식을 가지고 있는 독성의 가스를 말합니다. 산업안전보건법상 인화성 가스이면서 급성독성물질입니다. 즉 이 물질이 있는 경우 작업하는 작업자에게는 굉장히 위험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우선 물리적인 특성을 보면 황화수소의 폭발 한계는 하한 4.3%, 상한 46%로 범위가 넓은 편에 속합니다. 따라서 작업을 하는 경우 점화원 관리도 중요합니다. 또한 우리나라 기준 TWA10ppm으로 굉장히 낮은 값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황화수소라는 가스는 특유의 달걀 썩는 냄새가 나고, 공기 중에 0.05ppm만 존재해도 그 냄새를 인지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100ppm 이상의 농도에서는 후각이 마비되어 냄새를 맡지 못해 큰 재해로 이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황화수소 분자

황화수소 취급 작업

따라서 작업을 하기 전 가스 농도 측정은 물론이고 혹시라도 냄새가 나는 경우 호흡용 보호구를 필히 착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바닥의 슬러지를 긁어내는 작업을 하는 경우에는 바닥에 머물러 있던 황화수소 등의 가스가 상부로 올라오게 됩니다.

 

 

따라서 작업 전 농도를 측정해서 이상이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도 상황에 따라 질식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니 항시 주의해야겠습니다.

법적 대상

황화수소는 이런 유해성과 위험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산업 안전 보건법에서는 작업 환경 측정 대상(주기 6개월), 관리 대상 유해 물질, 특수 건강 진단 대상 물질(주기 12개월), 공정안전보고서 제출 대상물질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또한 화학 물질 관리법에 따라 황화수소는 사고 대비 물질, 유독물로 구분되어 유해 화학 물질에 대한 관리를 이행해야 합니다. 물질의 독성과 인화성 때문에 해당 작업장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 매우 위험할 수 있으니 해당 작업장에 대한 관리 감독이 매우 중요하겠습니다.

황화수소 흡입 증상

인체에 유해하고 위험한 독성가스인 황화수소를 흡입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황화수소 농도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일반적으로 장기간 흡입하게 되면 기침, 권태감, 경련, 호흡곤란, 어지러움, 메스꺼움, 구토 증상이 발생합니다.

 

 

결국 폐수종이나 폐렴 등으로 발전되어 사망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작업 중 발생한 가스를 흡입할 경우 급성 중독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급성 중독은 신경증상과 함께 호흡곤란이 발생할 수 있으며, 순간 정신을 잃게 되고 그 후 호흡마비로 발전되어 사망하기도 합니다.

 

 

달걀이 썩는 자극적인 냄새가 나기 때문에 이상한 느낌이 느껴지면 가급적이면 작업장에서 멀어지는 것이 좋겠습니다.

황화수소 특성(안전보건공단 물질안전보건자료 참조)

사고 사례

2019년에는 부산의 광안리 해수욕장 인근 공중 화장실에서 고등학생 한 명이 중독으로 인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화장실에서 발생한 황화수소 중독에 의해 무산소 뇌 손상으로 인해 사망해버린 사고였는데요. 

 

 

그때 화장실 내 황화수소 농도가 기준치인 15ppm을 한참이나 초과한 1000ppm이었다고 합니다. 화장실에서도 이런 사고가 발생하는데, 작업 현장에서는 이런 위험이 더욱 높아지게 되겠죠?

질식사고 예방 대책

밀폐 공간에서 발생하는 질식 사고는 작업 시작 전 그리고 사이사이에 산소와 유독가스(일산화탄소, 황화수소 등)의 농도를 측정하고, 환기를 제대로 시켜주기만 해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습니다.

 

 

우선 밀폐공간이라고 확인된 작업장에는 밀폐공간 프로그램을 수립하고 프로그램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한 후 작업에 임해야 합니다.

 

가스 농도 측정

우선 작업장에 출입하기 전 밀폐공간에 산소 농도와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합니다. 측정 위치도 작업 입구뿐만 아니라 가능한 표본을 늘려 여러 군데 측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측정은 근로자의 호흡 위치를 중심으로 수직 및 수평 방향으로 최소 3개소 이상을 측정해야 합니다.

 

 

또한 측정하는 장비의 검교정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측정방법을 숙지한 상태로 정확한 판단을 요합니다. 작업자들은 호흡용 보호구 착용을 필히 해야 하며, 허용농도 미만인 경우에만 작업을 진행하도록 관리해야 합니다.

 

 

 

측정 시기는 최대한 자주 측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계속 측정할 수 없으니, 작업을 시작하기 전, 작업을 재개하기 전, 근로자의 건강장해 낌새가 있거나, 환기장치가 이상이 생겼을 경우 농도를 측정해야 합니다.

교육 및 훈련

교육 및 훈련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밀폐공간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 산업 안전 보건법에서는 특별 안전 보건 교육을 받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일용직은 최소 2시간 이상, 그 외 16시간 이상의 특별 안전 보건 교육을 해야 하며, 법에서 정하는 교육내용에 맞추어 진행해 주면 됩니다.

 

 

 

긴급 구조 훈련도 마찬가지입니다. 특별 안전 보건 교육은 1회성 교육이므로 한 번만 하면 되지만, 긴급 구조 훈련의 경우 6개월에 1회 이상 실시해야 합니다. 훈련 시 비상 연락 체계, 구조 장비 사용, 호흡용 보호구 착용 방법, 응급 처치 등 종합적인 훈련을 실시해야 합니다.

환기

작업 전 질식의 위험이 있는 공간에는 충분한 환기 절차가 필요합니다. 송풍기를 이용해 가급적이면 입구로부터 1m 이상 밀어 넣은 상태에서 작동을 시켜 최대한 환기상태를 유지해야 합니다.

 

 

또한 작업자가 들어가기 전 최소 10분 이상 공기를 불어 놓고, 작업자가 들어간 후에는 작업이 종료될 때까지 계속 송풍기를 작동하여 혹시라도 다른 가스가 유입되더라도 피해가 커지지 않게 해주어야 합니다.

 

 

질식사고의 원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황화수소는 우리의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모든 사고는 예방할 수 있습니다. 항상 주위에 있기 때문에 위험성에 대해 생각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요. 피할 수 없는 사고도 있겠지만 예방할 수 있는 사고는 예방해야만 합니다.

 

 

2020년 상반기에만 1000명이 넘는 근로자가 사망했다고 합니다. 기본적인 수칙, 법에서 정해놓은 사항, 회사 내 지침에 따르기가 조금은 귀찮더라도 본인, 동료 그리고 가족들을 위해 안전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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